예의가 아닙니다, ‘군기입니다.

-1편 운동재활복지학과-
군기, 인턴십장학생, 학과사무실,강의실 청소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성신여자대학교 비밀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들

 

  지난 64일 새벽, 성신여자대학교 에브리타임게시판에 운동재활복지학과 학생들의 토로가 올라왔다. 학과 내 군기로 줄곧 고통 받아왔고, 졸업하는 선배들의 반지를 위해 성금을 내는 것에 거부하자 아침 7시 반에 집합할 것을 공지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타과 학생들도 본인의 군기 경험담과 목격담을 줄지어 게시했고, 이를 본 많은 학우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에브리타임성신여자대학교 비밀게시판에 게시된 운동재활복지학과 학생회장의 해명문

 

  그러던 와중 아침 집합은 취소되었으며, 졸업반지 성금은 학우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나서 진행됐으며 '에브리타임' 게시판에는 그 어떤 군기도 행한 적 없다는 내용의 운동재활복지학과 학생회장 이유연의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는 입수한 제보 내용들과는 상당 부분이 달랐다.

 

  며칠 동안 하나의 기사로는 담아내기 힘든 만큼의 제보가 들어왔기에, 세 편의 기사를 연재하고자 한다. 먼저 에브리타임에 최초로 폭로글이 업로드 됐고 가장 화제가 됐던 운동재활복지학과부터 짚어보겠다. (아래의 카카오톡 캡쳐는 제보자의 신상 보호를 위해 본지 기자가 재구성한 것이다. 내용은 제공받은 캡쳐와 모두 동일하다.)

 

 

 

(1) ‘예의를 빙자한 강압

 

  기존 재학생의 제보에 따르면 입학 시 13학번 선배들로부터 우리 학과는 학번제이니 선배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반드시 극존칭(선배’)을 사용할 것을 전달 받은 바 있다. 반면 선배는 후배의 나이와 관계없이 하대한다. 선배가 존댓말을 한 적은 학과 소개 첫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학번이 같은 동기끼리 나이 구분(‘언니호칭 사용)을 하지 말라는 선배도 있었다고 한다. 선배들의 얼굴을 아직 익히지 못했어도, 과 선배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꼭 인사를 해야 한다. 선배에게 인사를 하지 못하고 지나치면 훈계를 듣거나 집합을 당하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13학번 선배가 본인과 동기들을 모두 모아 선배들에게 똑바로 인사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앞으로는 인사 똑바로 해라’, ‘처음 보는 선배에게 선배선배 하는 것은 무슨 예의이냐. 선배님이라고 해라등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교수님께 음료수를 드리라는 내용이 담긴 단톡방 재구성

 

  뿐만 아니라 학과 선배들은 후배들의 의사를 묻지도 않은 채 모두 한 명 씩 돌아가면서 주전공 수업마다 교수님께 드릴 음료수를 준비하게 했다. ‘선배님들도 모두 하시고 후배들에게 부탁을 했으니 해야 한다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2) 인턴십 장학생도 자율이 아닌 강요로 선발해

 

  운동재활복지학과에는 과순이라는 별칭이 있다. ‘인턴십 장학생을 일컫는 말이다. 2016년도 1학기에는 15학번에서 과순이를 뽑아야 한다는 선배들의 말에 따르려고 했으나, 작년 2학기 장학생이 이미 15학번이었으며 인턴십 장학생은 본디 희망하는 자에 한해서만 뽑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결국 15학번 학생들은 과순이를 선발했지만 갑작스레 14학번 과대표가 지원을 자처,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본인 스스로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과 OT과순이 내가 한다? 내년에 보자는 말을 후배들에게 남겼고, 이윽고 과 사무실 청소를 후배들에게 맡기면서 후배들을 더욱 납득하기 어렵게 했다.

 

 

 

(3) 청소는 후배 몫

 

 

학과사무실청소에 대한 카톡 내용 재구성

 

  올해부터 갑작스럽게 생겨난 과 사무실 청소가 당황스러웠지만, 공지가 내려온 이상 청소를 해야했다. 요일을 바꿀 수도 없어 금요일에 수업이 없는 몇몇 학생들은 청소를 하기 위해 등교를 해야만 했으며, 그 중에서는 학교에서 왕복 세 시간이 넘는 거리에 사는 사람도 있었다.

  더욱 당혹스러웠던 것은 그 학과 청소는 설거지 따위의 아주 간단한 일이었기에 고작 10분이라는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학과장님의 조치로 과 사무실 청소를 하지 않게 되었으나, 14학번 과대표는 후술할 특강 참여 문제와 함께 엮어 후배들에게 너네 교수님한테 과청소하는거 할 수는 있는데 강압적이라 그랬다매?ㅋㅋ 너네가 어차피 해야돼는 과순이 하기 싫다해서 너네 그거라도 시키는거 알면서 그렇게 말하니?’, ‘과전체가 너네한테 다 맞추고 해야되냐?’, ‘최소한 앞뒤가 다르지나 말던가 앞에선 착한 척 다 하면서 뒤로는 호박씨나 겁나게 까고 너네 그러는거 모를거같냐?’, ‘자꾸 얌체같이 머리쓰면서 피할 궁리만해 왜 언제까지 우리가 봐주고 할거 같아?’, ‘16이 개념은 없어도 너네보단 훨씬 나아.’,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 애들한텐 미안한데 안 그런 애들은 이거 보고 진짜 다시 한번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보기엔 안 그런 애들이 태반이지만.’, ‘너네 다 확인하면 나갈거니까 걍 아무말도 하지마라는 말을 카톡으로 전달했다.

 


학과사무실 청소와 특강에 관련해 15학번 학생들이 전달받은 카톡 내용

 

  후배들이 과순이(인턴십장학생)가 되기를 원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나, 앞서 언급했듯 과순이는 선배 본인이 자처한 것이었다. 원래 과순이의 업무인 학과 사무실 청소를, 15학번 중에서 과순이가 나오지 않아 시킨다는 선배의 발언을 제보자와 동기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청소 단톡방 일부 캡쳐본 재구성

 

  학생들이 맡았던 청소는 학과사무실 뿐만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1명이 1년에 두 번씩 번갈아가며 무용관과 난향관 104, 그리고 현정애국관 701호를 청소해야했다. 캡쳐에 나온 것처럼 갑작스럽게 단체 채팅방이 만들어졌고, 선배들은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은채 돌아가면서 청소하니 일년에 각자 두 번만 청소를 하면 된다며 청소를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해서만 설명했다.

 

  선배들이 보기에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면 후배들은 매번 우리가 검사 안했다고 대충하는 거야?’, ‘앞으로 검사할거니까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등의 지적을 받아야 했고, 이른바 훈계나 군기를 듣는 날이면 청소에 관한 지적은 계속됐다. 청소 마지막 날에는 다들 정말 수고했고 왜하는지도 모르겠던 청소 이제 16학번에게 넘기면 된다는 골자의 장문 메시지가 올라왔다.

 

 

과 전체학년 단톡방 캡쳐본 재구성

 

 

 그렇다면 이들이 실습을 나간 고학년 선배에게까지 혼나면서 연습실을 청소해야했던 이유는 뭘까? 현정애국관 701호는 운동재활복지학과의 실기 수업실로 사용되고 있지만, 난향관 104호는 정작 운동재활복지학과 전공 수업에는 사용되지 않는 곳이었다.

 

 

 

학생들이 청소했던 난향관 104호에서 이뤄졌던 강의들

 

 

 2014년부터 2015 1학기까지는 운동재활복지학과와 무관한, 무용과 교수들의 교양수업이 이루어졌다. 152학기에는 학과 전임교수의 수업이 이루어졌지만 역시 교양 과목이었고, 이번 학기에는 스포츠레저학과의 전공 강의실로 사용되고 있다. 운동재활복지학과 1학년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본인 학과의 전공 수업이 이루어지지도 않는 곳을, 영문도 모른 채 청소해야했던 것이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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