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잇슈>

<철도민영화 논란>

2013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12월에는 ‘북한의 장성택 실각’ ‘철도노조 파업’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 등 많은 이슈들이 연일 정국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코레일의 민영화 반대를 외치며 실시된 ‘철도노조의 파업’은 ‘철도노조원 8000여명의 직위해제’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일어난 ‘대자보 열풍’ 등과 같은 많은 이슈를 탄생시키며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철도노조의 파업은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두고 정부와 노조의 시각차이로 인해 이뤄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수서발 KTX의 운영회사 설립을 ‘경쟁 체제 도입을 통한 효율성 증진을 위한 것’이라 설명하지만, 노조는 이를 ‘민영화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고 반기를 든 것이다. 연일 언론에서는 철도노조 파업과 철도민영화와 관련된 수많은 뉴스들을 쏟아내지만, 정작 철도민영화가 무엇인지, 왜 이를 두고 정부와 노조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철도민영화란 도대체 무엇인가? 정부와 노조 사이에는 어떠한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인가?


민영화 [ 民營化 , privatization ]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을 민간기업으로 경영을 넘기는 것을 말한다. 민영화의 필요성은 정부규모를 최저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어 작은 정부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과 민간부문의 자본이나 인력이 유입되어 민간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 정부의 비용 절감으로 효율성이 강화된다는 점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반해 정부와 민간업체 사이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질 우려가 있고 민간 업체의 독점화, 가격 인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에서 민영화가 된 대표적 기업으로는 포스코(포항제철), KT(한국전기통신공사), KT&G(담배인삼공사) 등이 있다. [출처 - 시사상식사전]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는 이유?

철도는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회간접자본이며 국민의 보편적 교통권이다. 이를 민영화한다는 것 자체가 철도의 공공재적인 성격을 침해할 수 있다. 민간기업은 공공기관에 비해 이익을 추구하는 성격이 강하므로 안전이나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간기업이 철도운영에 참여할 경우 수익성이 높은 노선만 운영하고 이익이 되지 않는 적자노선은 폐지할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철도민영화가 이뤄질 경우 운임료 인상과 안전성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철도민영화의 대표적 실패사례로 꼽히는 영국에서는 민영화 이후 철도사고가 증가했으며, 고속철도 이용료가 2배이상 증가해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유럽 교통의 요지로 꼽히는 독일에서는 철도민영화가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지만, 세계적으로 철도민영화가 성공한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정부는 자신들의 정책이 결코 ‘철도민영화’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므로, ‘철도민영화’가 가지는 부정적 함의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와 정부의 시각 차이

1. 정부 :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은 민영화가 아니다, 경쟁체제도입을 통한 공기업 개혁일 뿐이다 vs 노조 :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은 민영화로 가는 수순이다

이번 파업의 쟁점이자, 정부와 노조의 가장 큰 시각 차이는 결국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이 민영화냐 아니냐이다. 정부와 노조의 근본적인 시각 자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든 갈등과 대립은 여기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이번 자회사에 민간자본의 투자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이며 많은 수단을 통해 민영화 가능성을 막을 것이기 때문에 운영회사 설립은 결코 민영화가 아니라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자회사를 설립하면 코레일의 적자누적이 가속화되어 코레일이 민간자본의 투자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며, 정부측에서 주장하는 민영화 방지 수단, 즉 자회사에 대한 민간자본의 참여 방지 수단 또한 매우 허술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안에 따르면, 수서발 KTX 운영회사의 지분 41%는 코레일이 소유하고 나머지는 59%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다른 공공기관이 소유한다. 나머지 59% 지분에도 민간자본은 참여할 수 없고, 국민연금기금과 같은 공적자본만 참여 가능하다. 또 정관에 공적자본의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민영화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코레일이 영업흑자를 내면 매년 운영회사에 대한 지분을 10%씩 늘릴 수 있게 했으므로 결국 코레일의 성과에 따라 신규회사에 대한 소유권을 많이 확보할 수도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만약 공공자본이 민간에 지분을 매각할시, 신규회사의 철도영업 면허권을 박탈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정부의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먼저 수서발 KTX 운영회사를 설립하면, 앞으로 코레일이 영업흑자를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예측하므로 코레일이 신규회사에 대한 지분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현재 코레일이 운영하고 있는 노선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것이 KTX 경부선이다. 그런데 수서발 KTX 운영회사가 설립되면, 강남권 이용자 등 집과 서울역의 거리가 먼 수도권 이용자들이 대거 신규업체(수서발 KTX)를 이용해 기존 KTX의 매출이 감소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코레일은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가장 수익성이 높은 KTX 시장을 나눠주고, 코레일이 영업흑자를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코레일은 현재 흑자노선의 수익으로 나머지 적자노선의 적자를 메우고 있는데 흑자노선의 수익이 줄면 적자노선이 폐지되고 철도운임료가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것이라는 것이 요지이다.

민영화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겠다며 내놓은 정부의 방안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고 본다. 정관이라는 것은 이사회 결정에 따라 언제든 변경될 수 있는 것이며, 공공자본이 민간에 지분을 매각하면 신규회사의 철도영업 면허권을 박탈하겠다는 것 또한 실효성 없는 대책이기 때문이다. 정관과 면허권 박탈 조건은 법에서 규정하는 원칙에 위배되어 상법상 무효가 되거나 위헌 소지가 있다. 결국 노조는 철도산업의 부채가 누적된 상황에서 선뜻 수서발 KTX 운영회사에 투자하는 공공기관을 찾기 어렵고 정부 기금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민간자본이 신규회사 운영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또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은 코레일의 재정난 또한 가속시켜 코레일 역시 민간자본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야기시킨다고 예측한다.


2. 정부 : 코레일의 방만경영과 높은 인건비로 인해 적자가 누적되었으므로 코레일을 개혁해야 vs 노조 : 코레일의 적자누적원인은 출범 시 탄생한 빚과 정부정책 실패 때문

정부가 수서발 KTX 운영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코레일의 누적된 부채 때문이다. 코레일은 매년 5000억~7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왔으며, 현재 총 부채가 총 17조 6000억원에 달한다. 타 국가에 비해 높은 선로 사용료와 연평균 5.5% 인상된 인건비, 그리고 고속철도 출범시 발생한 부채 4조 5000억원을 코레일이 맡게 된 탓에 높은 부채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이 중에서도 코레일의 방만한 경영(높은 인건비 등)을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따라서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통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코레일과 신규업체가 서비스 경쟁, 가격 경쟁을 하게 해 코레일의 방만 경영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신규업체를 도입하면 경영에 대한 비교 모델이 생기고, 이를 통해 코레일의 경영 효율화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철도노조 측은 코레일의 방만 경영보다는 정부의 정책실패가 높은 부채를 가져왔다고 반발했다. 코레일은 출범당시부터 고속철도 건설에 따른 부채 4조 5천억을 가지고 출발했다. 이철 철도공사 전 사장이 코레일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고속철도 건설에 따른 부채 4조5000억을 정부가 맡아야한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철 전 사장은 “철도공사의 부채는 방만한 경영 때문이 아니라 과거에 정부가 경부고속철도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구조적 부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높은 선로사용료와 PSO(공공서비스의무보상액·Public Service Obligation grant) 미보상 등을 코레일의 적자원인으로 지적했다. 인건비 과다 논란에는 “코레일의 봉급은 공기업 중 12위로 결코 과하지 않다”고 반박 하기도했다.


이외에도 철도노조 파업의 합법성 여부, 운영회사 설립의 효과 등 여러 가지 쟁점을 두고 정부와 노조는 극명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한편 경찰은 22일, 철도파업 지도부를 검거한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건물을 포위, 강제 진입했으나 당시 건물 내에 철도파업 지도부는 없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철도파업이 보름째에 접어들던 23일 코레일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기관사와 승무원 500여명을 기간제로 신규채용 한다고 발표해 정부ㆍ코레일과 철도노조 간 대립은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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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내가 자랑스럽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하>


 

 

 

결국, 타인의 시선이 나를 구성한다. 성매매를 행하는 사람은 불특정 다수의 냉혹함과 무차별적 적의와 마주한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시선에서 우리는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대략이나마 짐작할 뿐이다. ‘창녀’부터 ‘갈보’ 혹은 ‘성매매 여성’, ‘성판매자’ 그리고 ‘성노동자’까지. 그들을 지칭하는 단어만큼이나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양할 것이다. 인터뷰 <하>에서는 타인의 시선부터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천천히 톺아보았다. 


Q 부모, 애인 혹은 친구가 바라보는 ‘밀사’ (지인의 시선) 


- 엄마가 어떻게 하다 보니 내가 조건만남을 몇 번 가졌다는 걸 알게 됐다.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 ‘지지’의 활동을 탐탁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왜 그런 걸 하느냐’에서 ‘우리 딸이 불쌍한 사람들(성노동자)을 위해 운동을 해주고 있다’는 생각까지 하신다. 전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다. 이제 제대로 된 일을 찾아야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시지. 


지금까지 만났던 애인들은 내가 하는 활동을 지지해줬다. 같이 ‘지지’ 활동을 하는 한 친구는 10년 지기에게 자신이 성노동을 했다는 사실을 ‘커밍아웃(자신의 성적 정체성, 광범위하게는 사상을 밝힌다는 의미로 쓰인다:편집자주)’을 했더니 더럽다며 연락을 끊었다더라. 그러니까 당장 친구나 애인이나 혹은 가족이 성노동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성노동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그들을 삭제해버리며 그렇게 화를 내는 거다. 하지만 언제나 중요한 건 진실을 받아들이는 거라 생각한다. 세계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사태를 직시하고 바르게 판단하는 자세들이 필요하다. 


Q 대중매체가 바라보는 ‘밀사’ (언론의 시선) 


- 지금껏 많은 인터뷰를 했다, 물론 좋은 인터뷰도 있었지만 마치 동물원의 신기한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취재를 당하고 있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성노동에 대해 제대로 성찰해보지도 않고 흥미 본위의 질문만 던진다든지 그런 태도는 결국 성노동의 본질을 호도하게 된다. 언론은 그간 성매매를 선정적으로 묘사해왔다. ‘돈을 벌려다가, 몸만 버리고 말았다’는 기사 제목만으로도 언론의 태도가 단적으로 드러나지 않나. 


Q 성노동자가 바라보는 ‘밀사’ 혹은 ‘성노동자’ (성노동자의 시선) 


- 굉장히 다양하다. 그녀들도 태어난 순간부터 성노동자는 아니었지 않나. 사회의 견고한 이데올로기를 답습하면서 자라왔는데, 성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자의적‧타의적 상황에 처했을 때. 일시적으로 머물다가 훌훌 털고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이런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도덕적 관념과 충돌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을 ‘성노동자’로 지칭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사실 자신을 성노동의 주체로서 정체성을 세운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 


(이런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어떤 사회의 단편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성노동을 하는 언니들이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는 당당한 주체로 이야기할 수 없기에, 자존감 하락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거다. 사회가 반감을 갖고 부정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자존이 좀 더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경우 당사자분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는데,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모색해야 한다. 


Q ‘밀사’가 바라보는 ‘성매매 여성=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시혜적 공식을 가진 타인 (불특정 다수의 시선) 


- 많은 성노동자들이 사회적 조건과 처우로 인해 불쌍한 삶을 사는 건 사실이다. 충분히 시혜적 시선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만’ 바라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성노동자 역시 자신의 삶에 당당한 주체이고,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행한 선택에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의 주체성을 함부로 정의내릴 수 있냐’고. 누군가의 삶을 재단하거나 연민할 권리는 없는 거다. 


Q. ‘밀사’가 바라보는 ‘밀사’ (스스로의 시선) 


- 나는 내가 늘 자랑스럽다. 내가 성노동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이런 활동을 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 프라이드(자부심)에 대해서 인정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럴 수 있겠다고 공감해주기를 바란다. 물론 지금은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성노동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인터뷰/ 유지영 김혜미 기자 hyeme1992@naver.com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기자 weselson@gmail.com 

글/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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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개인과 사회의 안녕을 묻는 소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자보가 대학가를 뒤덮는 동안, 어느 성매매 업소 밀집 지역에 지난 18일 “저는 성매매를 하는 여성입니다.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가 정말 유행이기는 한가 봅니다.”라고 시작하는 자보 하나가 붙었다. “성매매를 하러 온 구매자 남성이 자신도 자보를 썼다며 자랑스럽게 얘기를 하더군요. 거기에 제대로 호응하지 않았다고 주먹질을 당해야 했습니다. …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해당 자보에 대한 인터넷 상의 반응은 양극단으로 나뉘었다. 사실 확인 없이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의 열풍에 물타기를 하려는 자작 자보 같다.”라는 주장이 나왔고, 이에 대해 “민주사회에서 자신의 안녕을 말하는 데 자격요건이 필요하단 말이냐.”는 반론이 뒤를 이었다.


그 다음날,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에는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라는 단체의 이름 아래 ‘여러분, 부디 안녕합시다’라는 자보가 붙었다. ‘지지’의 활동가 ‘밀사(성신여대)’는 “창녀는 말할 자격이 없다? 도대체 이 세상 누가 사람의 말할 자격을 함부로 논할 수 있습니까? 창녀는 사람도 아닌가요?”라고 주장했다. 자치언론네트워크에서는 성노동자의 권리를 높이고자 결성된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를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인터뷰는 크게 성매매 일반과 밀사 개인적 이야기를 다룬 <상>과 성매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다룬 <하>로 진행된다. 또한, ‘성노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인터뷰이에 대한 존중으로 본 기사 또한 ‘성매매’ 대신 ‘성노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음을 미리 밝힌다.



Q 자보를 붙인 이유가 궁금하다. 


- 대학생 중에도 성노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에서 소통할 장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안녕’ 자보를 공동으로 게시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행동하게 됐다. 학생들이 얼마나 해당 자보를 읽었을지는 모르겠다, 금방 철거해버렸으니. 


Q. 처음 올렸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떼어져서 성신여대 학생지원팀에 직인을 받으러 갔다고 들었다. 


- 지난 19일 수정관 게시판에 총 4장의 대자보를 올렸는데 떼어졌더라. 자보를 붙이려면 허락을 맡아야 한다 해서 직인을 받으러 갔지만, 성신여대 학생지원팀에서는 ‘정치적인 내용의 자보는 게시할 수 없다’고 했다. “나도 학교 학생이고 붙일 권리가 있다”고 말했더니, “휴학했네요? 왜 아직 졸업 안하셨어요? 이러면 사람들이 너도나도 붙이지 않겠어요?”라 하더라. 게시판은 모두의 공간이어야 하고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목적으로 쓰여야 하는데, 기업 광고 같은 것만 붙어있다. 게시판이 왜 존재하나. 학생들의 말할 권리를 학교가 틀어막는 꼴이다. 





 

▲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에서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에 "여러분, 부디 안녕하십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부착했으나 이내 떼어졌다. ⓒ '밀사' 제공


 

Q 여성 성노동자가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를 썼다는 것 자체가 학교 망신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학내에 성노동하는 사람 하나가 공개적으로 드러난대도, 학우 여러분의 취업과 취집[각주:1] 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물론 혐오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겉으로 내비치는 건 다른 이야기다. 성노동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여성의 견해에는 분명 공감한다. 사회 구조가 성노동을 혐오하게 돼있고, 그렇게 학습되어 왔기 때문이다. ‘학교 망신’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왜 학교 망신이라고 생각했는지, 왜 옳지 않은지를 먼저 성찰해야하지 않나. 


Q 밀사가 올린 대자보가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 행렬에 본질을 흐린다든지, 소위 ‘물타기’를 한다는 주장이 있다. 


- ‘안녕’ 자보는 자신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말하고 타인의 안녕을 바라며 연대를 요청하는 것이고, ‘지지’의 자보는 여기서 어긋날 게 전혀 없다. 단지 우리(성노동자) 이야기를 듣기 싫다는 거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권리는 민주주의를 사상으로 정한 사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건데. 다수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할 권리를 제한하는 게 정당한가? 일베[각주:2] 를 폐쇄하지 않는 이유도 그런 사람들에게도 말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지 않나.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조차 성노동자를 멸시하는 일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Q 처음 등장한 여성 성노동자의 자보에 대해 ‘자작’ 의혹을 제기한 곳은 소위 ‘정숙한 슬럿워크[각주:3] ’를 추진하는 캠페인 단체 ‘돈두댓(Don’t Do That)이었다. 기존의 슬럿워크가 지나친 노출과 자극적인 행동을 해왔다며,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기존의 슬럿워크와 다르게 과다노출과 구호를 하지 않는다.’는 차별성을 내세우는 단체인데.


- 그 단체 자체가 여권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 돈두댓의 슬럿워크는 남성이 보는 기준의 건전함을 택했다. 이는 ‘정상 여성’이라는 기준의 건전함이다. 남성이 꿈꾸는 여성의 가치에 위반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운동하겠다는 건데, 이는 슬럿워크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다. 물론 운동이라는 것도 요구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대중과 타협해야 하지만, 돈두댓의 타협은 대중에 대한 성찰이라기 보단 자신들이 다칠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Q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라는 단체에서 일을 하고 있다. ‘지지’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줄 수 있나. 


- ‘지지’는 지난 2009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5주년 토론회를 진행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지지(支持)한다’는 의미와 ‘GG(Giant Girls)’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면서 성노동자 투쟁이 있어 왔고, 그로부터 1년 후 ‘전성노련(전국성노동자연대)’이 만들어졌다. 전성노련에 연대하던 사람들이 ‘성노동네트워크’라는 단체를 조직해 활동했는데, ‘지지’는 여기서 활동하던 사람들 중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일본에서 살해당한 한국인 성노동자 ‘하루코’의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했고 이를 주제로 ‘목소리전’[각주:4] 이라는 전시를 하게 된다. 6월 29일 성노동자의 날 기념행사는 꾸준히 해왔고,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 9월 23일마다 성매매특별법과 관련된 토론회를 진행해왔다. 또 6월 즈음 ‘안전한 섹스, 즐거운 섹스’라는 주제로 강좌를 열었다. 내년에는 성노동 이론이나 성노동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강좌를 기획할 생각이다.


Q 직접 성노동을 체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계기가 궁금하다.


2010년에 성신여대에서 여성학 교양 수업을 들었다. 대한민국의 페미니즘 학자 대부분이 반성매매를 주장하고, 수업을 가르치던 교수도 반성매매를 주장하셨다. 하루는 성매매특별법 홍보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 속에 ‘탈(脫)성매매 후 다른 직업을 구한 여성이 ‘돈의 가치가 다르다’고 이야기 하더라. 이상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섹스를 하는 것만으로도 노고가 들어가는데, 왜 이를 부정할까. 그 여성이 사회 보편의 가치를 스스로 내면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노동을 스스로 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한 달 동안 '조건만남(‘돈’이라는 ‘조건’을 걸고 만나 섹스를 하는 일. 주로 구매자가 요청한 공간에서 만난다. 밀사는 업소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조건만남을 선택한다고 말한다.)'을 했다. 돈이 필요해서 한 일은 아니었다.


Q 성노동을 단순 서비스업이라 생각한다고 들었다. ‘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만났던 인상적인 ‘손님’이 있나? 


-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단 한 번 돈을 못 받고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 이것도 기술인데, 사전에 손님과 조율이나 흥정을 끝마쳐야 한다.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일했던 것 같다.



 



Q 성노동에 대한 밀사의 주장은 어떤 것인가. 


- 알선자, 구매자, 판매자 모두 범죄 취급을 받지 않는, 완전한 ‘비범죄화’가 돼야 한다. ‘성매매 합법화’는 국가가 성노동을 노동으로 승인하고 관리하고 규제하는 건데, 지금은 없어졌지만 독일의 경우 국가에 성노동을 등록하고, 이를 관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성노동을 다른 노동과 똑같이 여기지 않고 특별 취급하는 거다. 성노동의 완전한 비범죄화를 이룬 국가는 호주 몇 개 주와 뉴질랜드뿐이다. 성매매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성매매 여성’만 비범죄화 하라고 말한다. 스웨덴의 경우 이를 적용했다가 성매매 자체가 음지화 돼버렸다. 구매자들이 처벌받기에 성매매의 증거물이 될 수 있는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든지. 그러면서 성노동자들 역시 음지로 밀려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반대한다. ‘성매매 여성만 비범죄화하라’는 주장의 기저에는 구매자와 업주를 혐오하는 감정이 존재한다. 물론 업주나 구매자가 많은 폭력을 저질러 온 건 사실이고, 이는 분명히 없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존재야’라고 말하면 이는 낙인찍기가 된다. 


Q 꼭 성을 사고팔아야 할까? 


- 성적 욕망은 사람마다 다양하고 성노동은 다양한 수요에 따라간다. 결국 성노동자가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분명 전문 노동의 영역으로 (성노동을)대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남성들이 성매매를 하는 이유는 실로 다양하다. 애인을 만들 능력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깔끔한 섹스를 원하기 때문에 여성의 성적 서비스를 사는 경우도 있고, 여성을 상대하는 남성 성노동자들도 있고, 다양한 성적 욕망을 가진다. 마스터베이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욕망의 측면에서 충분히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첫 손님을 받았을 때, 연장 요청을 받았다. 나의 경우 구매자가 내가 했던 성적 서비스에 만족한다든지, 특정 체위를 잘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럴 때 뿌듯하고 보람이 있다.


Q 성매매는 이미 수요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공급을 못하게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공급이 발생하는 거다. 이는 경제의 아주 기본 원리다. (웃음) 이것 말고 딱히 할 말이 없다. 공급은 수요가 있는 한 차단될 수 없다. 억지로 차단하려고 하면 음성화된다. 성노동이 지금껏 그런 취급을 받아왔기 때문에 음지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Q ‘성매매 여성’이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린 아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유도한다는 주장도 있다. 


- 그 가치관이 뭔지 먼저 질문해야 한다. 어떤 게 올바른 혹은 올바르지 않은 가치관인가? 또한 그 가치관을 누가 정했고 누가 구성하는지도. 사회는 결국 이데올로기에 의해 움직이는데, 도덕은 항구불변적인 것이 아니다. 예컨대 독일 나치 시대의 도덕은 나치에 순종하는 것이었다. 나치에 충실히 복무했던 아이히만이라는 사람도 그 시대에는 합법적이고 충실한 시민이었다. 그가 저지른 죄는 단지 그 ‘합법’을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도덕관 혹은 윤리관을 자신의 입장에서 재고하고 비판하지 않는 무력함과 불성실함 역시 죄가 될 수 있다.


Q 성노동을 인정하는 순간 여성의 주체나 권리가 침해된다는 주장이 있다. 


- 이는 성노동자를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시각이다. 성노동자의 인권은 여권이 아닌가? 여권을 하락시키는 건 어떻게 보면 성노동자가 아니고 여성을 위계화하고 그 아래 있는 여성을 밀어내려는 다른 여성들에 의해 생기는 거다. 여성 노동 대부분은 이미 남성에게 성애화돼있다. 좀 더 예쁜 여성이 취업에서 이익을 얻는다든지, 이런 것에서 노동의 성애화를 잘 보여주지 않나. 지금 여성노동은 어디를 얼마만큼 팔고 있냐는 것에서 위계화 돼있는 상태이지, 사실 모두 성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문제 삼지 않고 성노동자만을 비판하는 건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는 거다. 


Q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한다든지 다이어트를 한다든지 이런 것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겠다 


- 그렇다. 예컨대, 여성이 성적 행동을 하지 않아도 성적 의도에 의한 행동이라 받아들일 소지가 있지 않나. ‘몰라서 그랬다’는 성추행 가해자의 발언이 있고. ‘여성’이라는 건 이미 그렇게 돼있다. 굳이 성노동자만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Q ‘지지’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밀사 개인은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 활동을 계속 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 ‘나 어떻게 살지’라는 고민을 자주 한다. 취업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지지’의 활동과는 멀어지게 될 것이다. 아니면 계속 활동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대학원을 준비할 수도 있다. 지적 열망이 강한 편이라 나름대로 세워놓은 체계를 구체화하고, 한국의 페미니즘(여성주의)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Q 한국의 페미니즘에서 문제를 느낀다면 어떤 부분이 그런가? 


- ‘성노동’이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페미니스트들이 많다. 주로 성매매 혹은 성판매 여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이를 노동이 아닌 폭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이를 어떤 방식으로 바꾸고 싶은가? 


- 성노동 문제에 대해 보다 제대로, 많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분명 현대 사회에서 노동과 폭력은 분리될 수 없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철도파업으로 폭력을 당하고 있지 않나. 노동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폭력을 경험하고 정당치 못한 대우를 받는데, 폭력을 제거할 생각을 해야지 노동 자체를 부정할 생각을 한다는 건, 성노동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성이 성노동으로 소외되고 사회 저변으로 밀려난다는 것에 대해서만 선정적으로 강조하는 건, 여성주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여성주의자들은 대부분 성노동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세계에서 여기 시궁창을 바라보며, ‘쟤네 불쌍해, 안타까워’라고 생각한다면, 정면으로 부딪혀 아픔을 직시해라, 고 말하고 싶다.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성노동자들이 당하는 폭력의 선정적 묘사가 성노동 자체를 혐오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이 말하는 페미니즘을 정당화하기 위한 재물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기존 여성들이 성노동자를 혐오하는 이유, 자신의 애인이 성노동자와 섹스를 했다는 상황을 생각한다. 애인과 합의했다면, 여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고, 합의하지 않았다면 이는 관계 불성실의 문제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성노동자가 비난 받아야할 이유는 없다. 이는 서로간의 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인터뷰/ 유지영 김혜미 <국민저널> 기자 hyeme1992@naver.com

서혜미 기자 weselson@gmail.com 

글/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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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취집: ‘취업’과 ‘시집’을 합성한 신조어. 취업난으로 인해 취업을 선택하는 대신 결혼을 택하는 행태를 뜻한다.
  2.  
    2. 일베: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준말. 극우 성향의 사용자가 주를 이룬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3.  
    3. Slut Walk: 집회의 일종. “여성이 성폭력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창녀(slut)처럼 헤프게 입지 말아야 한다”는, 즉 ‘여자들의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을 유발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발로 시작한 저항 운동이다. 슬럿워크를 진행할 때, 이를 지지하는 여성들은 몸을 드러낸 옷을 입고 거리를 행진한다. 여성은 어떤 옷이든 원하는 옷을 입을 권리가 있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성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4.  
    4. 목소리전: ‘하루코’씨는 목이 잘린 채로 살해당했다고 한다. 이는 그의 ‘목소리’가 사라진 것이기에 목소리를 낸다는 취지에서 목소리전이라고 이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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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의견, 성매매 여성도 “안돼” ‘안녕들’  대자보의 자격


학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대자보 제거

성매매 여성이 쓴 대자보엔 ‘물타기’라며 자격 시비


고려대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 열풍은 대학가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지만, 일부 대학에선 학칙을 근거로 학생들이 쓴 대자보를 제거하고 있다. 사전에 학교의 승인을 받지 않았거나 철도 파업 지지 등 정치적 의견이 담긴 글은 게시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성신여대의 게시물 부착 규정에 따르면 학생지원팀의 직인을 받지 않은 게시물은 게시판에 붙일 수 없다. 성신여대 본부는 학생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직인이 없는 대자보를 대자보가 붙기 시작한 16일부터 뜯어냈다.


12월 20일 오전, ‘성노동자권리모임’인 지지(持志·GG)의 활동가 ‘밀사(가명)’는 전날 자신이 모교에 붙인 4장의 대자보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그는 그 날 오후 다시 대자보를 인쇄해 학생지원팀에 도장을 받으러 갔다. 그러나 교직원은 “정치적인 내용의 자보는 게시할 수 없다. (그걸 허락하면) 너도 나도 대자보를 붙이지 않겠느냐”라며 도장 찍기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오기도 했다. 밀사가 교직원에게 녹음을 해도 되냐고 묻자, 교직원은 이를 오해하고 허락을 구하지 않은 녹취는 불법이라며 경찰을 불렀기 때문이다. 



▲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에 붙었던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게시글. 현재는 떼어진 상태이다. ⓒ '밀사' 제공


 

성매매 여성이 쓴 글은 ‘안녕들 하십니까’의 취지를 흐리는 글?


'안녕들 하십니까' 흐름에 동참하는 대학생 사이에서도 대자보를 작성할 ‘자격’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쟁의 시발점은 18일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중 하나에서 시작됐다. 


“저는 성매매를 하는 여성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은 “성매매를 하러 온 구매자 남성이 자신도 자보를 썼다며 자랑스럽게 얘기를 하더군요. 거기에 제대로 호응하지 않았다고 주먹질을 당해야 했습니다.”라며 적었다. 글쓴이는 “낙태를 하고도 돈을 벌기 위해 쉬지도 못하고 오늘도 성매매를 하러갑니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라고 글을 끝맺었다. 


일부 학생들은 “‘안녕들 하십니까’를 폄하하기 위한 의도적 글 같다.”, “진위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성매매는 불법인데 철도파업과 이게 같나”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자 밀사는 그와 같은 의견을 비판하며 "창녀는 말할 자격이 없다? 도대체 이 세상 누가 사람의 말할 자격을 함부로 논할 수 있습니까? 창녀는 사람도 아닌가요?"라는 자보를 썼다. 밀사는 이 대자보를 성노동자 권리모임의 다른 활동가 2명과 함게 경희대, 이화여대, 성신여대에 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성신여대 재학생 ㄱ씨는 “여성으로서 굉장히 수치심을 느낄 만한 내용이다. 문제는 그 대자보를 성신여대 학생만 쓴 게 아니라 외부 사람들도 같이 와서 썼다는 것이다. 불법적인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대학생들의 흐름에 편승해서 우리 학교에 대자보를 붙이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지지’를 비판했다. 


밀사는 이에 대해 “단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말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다. 말할 수 있는 권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말 중요한 거다. 헌법에서도 보장하는 권리지 않나.”라고 말했다. 


 

인터뷰·글/ 서혜미 기자 weselson@gmail.com 

인터뷰/ 유지영 김혜미 <국민저널> 기자 hyeme1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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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있는' 학생만 갈 수 있는 해외봉사

 

매년 해왔던 여름 해외봉사활동은 없어

대신 주로 학생회 임원들로만 해외봉사단을 꾸려

 

올해 성신여대는 일반 학생들이 참가하는 해외봉사활동 대신, 학생회 임원들로 해외봉사단을 꾸려 논란이 될 예정이다.

 

성신여대는 학생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 홍보와 문화 교류를 위해 2004년부터 해외봉사활동을 펼쳤다. 해외봉사는 '취업 스펙' 중 하나인만큼, 해외봉사에 참여하려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지원서를 받아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참가자를 선발했다.

 

 하지만 2013년엔 해외봉사활동 모집 공고가 올라오지 않았다. 학생회 관계자는 “올해부터 해외 봉사지, 그리고 연계기관이 변경되어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계 해외 봉사 참가자를 모집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겨울엔 리더십이 있는 학생들 위주로 참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여러 여건상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에 이전처럼 공개적으로 모집하지 못하고 알음알음 모집하게 됐다는 것. 그 때문인지 해외봉사단은 총학생회 임원과 학교 홍보대사인 포러스 소속 학생, 그리고 학교  SCL(Sungshin Change Leader) 프로그램 참가자로 이뤄졌다.

 

그러나 리더십 있는 학생들을 선별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며 왜 하필 학생회의 추천으로만 구성돼야 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부족하다. 특히 학생회나 학교 홍보 대사는 이미 학교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는데, 이들이 해외 봉사를 할 기회까지 가지는 지나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학교 측은 “이번 동계 해외 봉사는 시간관계상 학생회에서 추천한 사람만 참여하며, 내년에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하계 해외봉사 프로그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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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정치포럼 기획단 <지성의 역습>에서 기고문을 보내, 그 전문을 싣습니다.

 

 

삼성을 고치는 이 노동자, ‘삼성맨이 아닙니다

에 맞서 노조를 결성한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와의 인터뷰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다. 그리 낯설지 않은 이 말은 전체 국내총생산의 20%에 달하는 삼성의 막대한 규모의 매출액과 천문학적인 순익에 기반한다. 그간 삼성은 대학생들에게 취업하고 싶은 1위의 직장으로 꼽히며 소위 성공한 직장인의 대표로서 삼성맨을 배출해왔다. 그러나 정규직에게 훌륭한 대우를 해준다는 가면을 벗겨내면, 그 밑에서 한없이 착취당하는 들의 새빨간 생채기가 드러난다.

 

흔히 한국 사회를 갑과 을의 사회로 비유하곤 한다. 이렇게 확고한 갑과 을관계에서, 삼성전자 서비스의 싸움은 수많은 들을 대표해 그 모든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의 상징이 되었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 'A/S는 삼성이 최고'라는 말로 대변된다. 고객들을 상대하는 기사들의 친절함과 신속 정확한 수리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 주인공들은 눈물을 흘린다. 그들은 삼성의 옷을 입고 있지만 삼성의 직원이 아니었다. 바로, 협력사의 직원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성신여대 정치포럼 기획단 <지성의 역습>에서는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와 만나, 인터뷰를 통해 삼성 A/S 기사들의 고통 위에 세워진 '1등 서비스'의 실체를 확인해 보기로 하였다.

 

 

Q.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이지만, 삼성전자 서비스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설립되었는지 궁금하다.

 

: 우리는 삼성전자 서비스 A/S 기사들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 서비스에서 일하며, ‘우리는 고객만족도 1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삼성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성실히 근무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삼성의 생각은 우리와 달랐다. A/S 기사들은 일하는 만큼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 A/S 기사들에게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위반과 비인간적인 대우, 열악한 근무환경은 일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불법파견·위장도급 논란도 우리를 힘들게 하였다. 우리는 삼성그룹에서 일한다고 생각해왔다. 이름표 및 작업복에 삼성 로고가 박혀 있었으며, 고객을 응대하는 법 등을 배우는 직원 교육도 삼성에서 도맡아 왔다. 모든 인사 및 경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의 소속은 불안정했다. 고객들은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했고 이에 대한 수리를 삼성전자서비스에 맡겼지만 막상 수리를 담당하는 대부분의 직원들은 GPA(Great Partnership Agency)로 불리는 협력업체 직원들이다.

 

지난 6월 부산 D센터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직원과 센터 간 시간외 수당과 휴일수당, 자재 당직 등 각종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도록 협약서를 쓰게 되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서비스 원청은 이 업체를 폐업하고 두 노동자를 해고했다. 612일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준비위원장과 다른 한 노동자가 문자로 해고통보를 받았다. 과중한 업무와 비인간적인 대우로 지쳐 있던 직원들은, 이러한 비상식적 처우에 함께 분노하였고 이에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받고자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Q. 이전의 근무환경이 매우 열악했다는 말씀이신데, 조금만 더 상세히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 그 전의 근무환경을 열거하면 너무도 많다. 월급체계를 보더라도 일단 아주 적은 기본급에, 수리 건당 수수료를 통해 받는 급여에 의존하고 있다. 즉 외근직 같은 경우는 얼마나 많이 방문 수리를 하느냐에 따라 버는 돈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에어컨 등 전자기기를 고칠 일이 많은 성수기인 여름과, 기타 계절 간 월급 격차가 크다. 삼성에 다니면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그게 아니고 미친 듯 일하고 뼈빠지게 고친 수리비가 월급의 팔 할을 차지하는 것이다. 현재 서비스센터의 임금은 삼성전자에서 각 협력업체에게 지급하고, 이를 다시 협력업체 사장이 수당별로 계산해 개인들에게 지급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월급의 세부내역이 다 사장에 의해 결정되며 이 과정에서 최저임금 같은 것은 고려되지 않고, 오히려 부당한 착취가 벌어지기도 한다. 제품을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에 대한 임금 수준이 얼마인지 직원들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은 자기가 얼마를 버는지 제대로 된 파악이 불가능하다. 야간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일했지만 이에 대한 근무 외 수당이 일절 없었고, 사장이 주는 대로 받아야 했다.

 

그리고 협력업체에서 일한다는 스트레스가 컸다. 삼성전자 서비스가 업무대행 협력업체를 불법적으로 운영·관리했다는 의혹이 그간 제기되어왔다. 자사 임원 출신을 '바지사장'으로 앉히고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업무지시 및 각종 인사관리를 직접 해왔다는 증거와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이걸 바로 위장도급이라고 한다. 협력업체에서 일하지만 우리는 삼성에게 직접 관리받았다. 따라서 우리는 삼성전자 서비스노동자이지만, 삼성은 이러한 관계를 부정하고 있다. 이러한 불법파견 및 위장도급 문제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신세계-이마트 등에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어온 바 있다.

 

 

Q.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너무도 유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런 삼성공화국에서 노조를 결성한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일 것 같다. 힘든 점이나 노조에 대한 탄압 같은 것은 없었는가?

 

: 노조 탄압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다른 센터에서는 삼성에서 노조는 금기. 사업장은 폐쇄되고 여러분은 실업자가 된다고 사장이 직접 말한 적도 있다. 일단 이 곳(삼성전자 서비스 Y센터)에서도 한 차례 사건이 있었다. 경위만 파악하자면, 사건이 일어나기 전 관리자와 직원간의 말다툼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일주일 후 그 관리자가 둔기를 준비한 후 상대 직원의 후두부를 가격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경찰에서는 초범이라는 이유로 가벼운 벌금형을 내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측의 태도였다. 공교롭게도 가해 직원은 비조합원이었고, 피해 직원은 조합원이었다. 회사는 이 사태에 대해 단순한 정직 처분만을 내렸고 재발을 막기 위한 그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 이렇듯 회사는 가해자인 비조합원 직원을 비호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앞으로 이와 같은 상황이 또 일어나지 않으란 법이 없다는 것이다.

 

 

Q. 좀 어려운 질문이다. 한 달 전 삼성전자 서비스지회의 노조가 생긴지 100일 즈음에, 직원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최종범 씨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개인적으로 그 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남기신 말인 배가 고파 더는 견디기 힘들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의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무거울 수 있지만, 이 일로 언론에서 삼성의 비인권적 행태가 폭로된 만큼 앞으로의 대응이 궁금하다.

 

: 10월이 저물어가는 즈음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삼성전자 서비스지회의 직원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배가 고파더는 못 견디겠다고 한 그는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다는 삼성에서 일했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싶다. 아직 최종범 씨에 대해 제대로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 삼성 측은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 없고 무마하려고 할뿐이며, 최종범 열사는 아직 병원 영안실에 있다.

 

최종범 열사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안타깝기에 제대로 전달되길 바란다. 우리는 그분을 열사라고 부른다. 삼성이란 곳에서 노동자의 죽음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종범 열사의 경우 노조 탄압의 처참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열사의 유언은 이러하다. 그 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 전태일 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에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일부 언론에서만 이 이야기가 나왔고, 대부분의 이 기사가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그리고 삼성 쪽에서도 최종범 열사와 유가족에게 제대로 된 사과도 전달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 일이 있은 후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이야기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걸 몸소 느낀다. 이 쪽 지역만 하더라도 외근을 나가면 많은 분들께서 노조에 대해 묻곤 한다. 그때마다 삼성의 하청구조에 대해 말씀드리는데 호응해주시는 분들도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사실 삼성이라는 곳에서 노조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다. 앞선 사례들만 하더라도 노조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삼성에서 어떻게 해서든 막아내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그걸 모를 리 없다. 그렇기에 더 절박하고, 자기 밥그릇을 내놓고 싸우는 거나 다름없다. 우리는 우리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 한국 사회에 만연한 나쁜 일자리를 타파하고, 수많은 대기업이 내세우는 불법파견·위장도급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바꿔나가기 위해서 싸운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버티고 있다.

 

 

Q.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인터뷰에 꼭 언급되었으면 하는 건 무엇인가?

 

: 이번 일에 대해 대학생들이 더욱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삼성이 바뀌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싸우는 노조원들이 힘을 많이 내어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이러한 들의 목소리에 대해 관심을 보여주는 연대의 목소리가 정말 절실하다. 그렇기에 이번 인터뷰를 통해 외부에 삼성의 노동탄압에 대한 이야기들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삼성을 바꾸자, 삶을 바꾸자!”라는 소위 삼바를 외치며 싸우고 있다. 일거리가 막히고 생계를 포기하며 힘껏 싸우고 있지만, 삼성의 마수가 언론에까지 뻗쳐 여론을 조작하는 실정이기에 우리 목소리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 너무나 억울하다. 우리는 이 싸움이 비단 우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 한국 사회의 갑과 을을 대표해 이 부당한 관계를 뒤집어 보려는 걸음마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대학생 여러분께서도 대기업 삼성의 실체에 대해 많이 폭로해 주시고,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상이 <지성의 역습>에서 확인한, ‘고객만족도 1라는 신화에 가려진 삼성의 민낯이었다.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발췌한, 삼성전자 서비스 노조 위영일 지회장의 말을 실어본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 기업에 무섭다는 수식어가 붙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제 와서 삼성의 정규직 시켜달라고 이러는 거 아니다. 정해진 시간에 집에 가서 자상한 남편, 재밌게 놀아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 우리가 못나고 못 배워서 이런 일 하니까 당연한 결과라고 손가락질하는 분들이 있다. 그 말도 틀린 말이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살게 해서는 안 된다. 몸이 성치 않다고, 못 배웠다고 인권까지 유린되는 사회가 올바른 사회인가?”라는 말들이 삼성전자 A/S 기사들의 고충과 우리 시대 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대학생들 또한 문제제기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대학생은 지성인이라고 호명되어 왔다. 사르트르는 일찍이 지식인이란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라고 언명하였다. 정의와 자유, 선과 진실이 유린당하면 남의 일이라도 자신의 일로 간주하고, 간섭하고, 함께 문제를 제기할 줄 아는 사람. 이런 사람이 지식인이고, 지금의 한국에서 요구되는 대학생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말로 풀어쓸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모습이, 약자와 함께 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이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힘없고 소외받는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갑들의 횡포에 죽어가는 을들의 모습에 더욱 관심을 갖는 대학생이 되자. ‘삼성이라는 거대한 골리앗과 싸우는 삼성전자 서비스 노조를 지지하는 게 그러한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약자에게 더욱 가혹해져만 가는, 흔들리는 한국에서, 지식인다운 지성으로 비판하고 약자에게 참견하는 성신인들의 모습을 기대한다는 말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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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의 알 권리는 어디로?

 

공청회도 정책자료집도 없는 선거
합리적 투표를 위해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유권자가 선거에 나온 후보를 검증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제29대 총학생회 선거에선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중선관위가 공청회도 열지 않았으며 정책자료집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청회는 대학마다 간담회, 정책토론회, 정책설명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유권자와 후보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장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유권자는 이 자리에서 후보의 정견을 듣고 질문을 한다. 이 과정에서 후보는 자연스레 유권자의 검증을 거친다.

 

하지만 성신여대 중앙선관위는 “이번 총학생회 선거가 단선인 탓에 선관위 내에서 공청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후보자 공약 설명회에 지나지 않는 공청회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라며 공청회를 아예 열지 않았다.

 

올해 단선으로 진행된 다른 대학들은 어땠을까? 인하대는 단선이었으나 공청회를 열었다. 성균관대는 한 선본의 찬반투표였지만, 그럼에도 중선관위는 정책공청회를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단선이었던 경기대와 홍익대도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단선이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성신여대 중선관위와 대비되는 처사다.

 

 

<올해 총학선거를 위해 발간된 다른 대학들의 정책자료집. ⓒ고함20>


이번 선거에선 공청회뿐만 아니라 정책자료집도 찾을 수 없었다. 선거운동기간에 선본이 나눠주는 전단지와 포스터는 많은 내용을 담기 어렵다. 대신 후보들은 정책자료집을 통해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실현방안을 제시한다.

 

이처럼 정책자료집은 합리적인 투표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중선관위장은 “자금이 충당된다면, 정책 자료집 같은 경우는 선본의 요청이 있을 때 선관위 내에서도 회의를 거쳐 발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타 대학의 경우, 후보는 정책 자료집에 넣을 자료를 반드시 중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오히려 성신여대처럼 선본이 자료집 발간을 요청해야 중선관위가 검토하는 곳은 보기 드물다.

 

결국 성신여대 학생들은 고작 몇 장의 전단지와 선본의 유세를 보고 투표를 해야 했다. 후보의 공약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기엔 정보가 부족했다는 소리다. ‘정책선거’를 지향했던 중선관위가 정책선거의 기본인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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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관계를 밝히지 않은 투표거부운동은 유권자를 우롱하는 일"

 

 

 

 

 

<선관위가 12월 6일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서. 게시판에도 동일한 내용이 붙어 있다.> 

 

<성신퍼블리카>는 지난 기사에서 “이번 선거는 공정성을 잃었다.”라고 주장하는 <응답하라> 정후보였던 강주미씨와의 인터뷰를 다뤘다. 이번에는 또 다른 논란의 주인공인 사회대선거관리위원회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참석한 사람은 남솔비 사회대 선관위장, 이예원 선관위원, 김수현 선관위원이다. 편의상 누가 발언했는지 구분하지 않았으며 인터뷰는 일문일답으로 구성했다.

 

 

Q) <응답하라> 선본은 선거 홍보물과 관련해서 <성신세대>가 준비해온 것에 맞추는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실인가?

A) 원래 사회대 후보가 세 팀이었다. 그래서 A1크기로 붙이려고 했는데 게시판에 세 장이 다 안 들어가더라. 그래서 A2 크기로 해달라고 후보 분들에게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응답하라> 선본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 후에 만약에 선본장 회의에서 합의를 통해 사이즈를 바꿀 수 있느냐고 물어서 정 그렇게 하고 싶다면 선본끼리 합의를 하라고 한 거다. 


 그런데 후보 등록이 수요일이고 선거운동은 목요일부터다. 그래서 <성신세대> 선본이 미리 준비해 둔 것이다.

 

 

Q)<응답하라> 선본은 원래 룰 미팅에서 크기를 정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A) 그렇지 않다. 룰 미팅에서 정하는 게 아니라 원래 세칙에 규격이 있다. 세칙에는 최대 크기만 제한돼있는데, 후보가 몇 명이 나오느냐에 따라 홍보물 크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선거가 사회대만 진행되는 게 아니라 다른 단과대도 해야 하니까 우리만 생각해서 벽보물 크기를 크게 할 순 없었다. 우리도 A1으로 하고 싶었으나 선본이 사회대만 세 개가 나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Q) 이동선전물은 왜 양측의 합의로 결정해야 했나? 선관위의 허락을 받으면 되지 않나?


A)현재 사회대 세칙엔 이동선전물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대신 “세칙에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후보자들끼리 합의를 해야 한다.”라는 조항이 있다. 합의가 되지 않는 사항은 배제한다.  아예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두 선본이 합의를 보지 않으면 아예 이동선전물을 사용할 수 없다. 선관위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세칙에 의거한 것이다. 


 오히려 사회대 선관위는 <응답하라> 선본의 편의를 위해 노력했다. 처음에 <성신세대> 선본은 이동선전물을 한 개만 하자고 해서 양해를 구 해 늘려달라고 했다. 심지어는 두 개를 이어 붙여서 한 개로 봐주면 어떻겠느냐고 말씀드리기까지 했다. <응답하라> 선본이 이동선전물을 많이 준비했기 때문에,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이동선전물 갯수를 늘리려고 노력했다. 그 때 결론을 냈던 게 종류와 개수에 상관없이 무조건 네 개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건 두 선본 다 동의를 했던 거다.

 


Q) <응답하라>측의 ‘포스트잇이 이동선전물로 인정되기까지의 과정’에 동의를 하는가?


A)처음부터 정확하게 따져보자. 일대일 만남에서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일대일 만남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다. 게시판에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겠다는 것도, 학생들의 말을 적다 보면 내용 규제가 안 된다. 다른 선본을 비방하는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 만일 상대방 선본에서 그 점을 이의제기하면, <응답하라> 선본은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위험 요소가 너무 많으니 피해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 라는 쪽으로 말을 했다. 그래서 <응답하라> 선본에서 게시판에 포스트잇을 붙이지 않겠다고 했다


또 리플렛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 자체를 문제 삼은 게 아니다.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선거 운동 시간이 끝났는데도 돌아다녔기 때문에 징계한 것이다. 총 두 번 발견됐는데, 처음 발견됐을 땐 주의하라고 말했다. 그 후에 또 발견돼서 어쩔 수 없이 경고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세칙에 보면 확인 도장을 찍기 전 리플렛과 다른 리플렛이 돌아다니면 2종 선전물로 판단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포스트잇에 글이 적혔는데 어떻게 그게 같은 리플렛인가. 그래서 2종선전물이었다. 허가받지 않은 이동선전물도 같은 맥락이다. 

 

원래 그 3가지 점에 대해 다 징계해야 하는 게 맞다. 그 점은 우리 잘못이다. 하지만 열심히 준비한 게 안타까워서 셋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말했다.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 시정할 사안이나 제한범위가 달라지는데, 충분히 배려했다고 본다.

 


Q) 학보사 인터뷰 건은 왜 후보자 부주의 경고를 주었나?


A)11월 6일에 <응답하라> 선본장이 세칙을 달라고 했다.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선본장이 있는 건 말이 안 된다. 어느 정도 본인이 결의를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선거 공고는 15일이었고, 18일에 <응답하라> 선본의 인터뷰가 학보에 나갔다.


이 부분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몰라서 성신여대 중선관위에 자문을 구했다. 중선관위에서는 인터뷰와 선거는 별개의 사안이 맞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강주미 후보가 희움팔찌 판매를 공약으로 넣은 이상, 이전의 사건과 이후의 공약이 이어져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선거운동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답변을 줬다. 


 사회대 선관위는 사전선거운동을 적용하는 건 심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라면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판단했다. 학보 기사가 나가기 전인 2~3일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을 것이다.
 후보에게는 많은 자질이 필요하다. 그 중엔 세칙을 준수해야 하는 것도 포함된다. 세칙을 굉장히 일찍 받아갔음에도 이 점이 미흡했다고 생각했다. 세칙엔 없지만 비슷한 사안에 대해서 <성신세대>에게도 후보 부주의로 징계를 내렸으니, <응답하라>도 후보 부주의라는 징계를 내렸다.

 


Q) <응답하라> 측의 주장에 의하면 리플렛에 나온 4명 중 2명의 학생에게만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한다. 그 말이 맞다면 4명 중 2명에게만 사실관계를 물었다고 해야 하지 않나?


A)네 명 중 두 명에게만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사회대 선관위가 그 두 명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자, <응답하라> 선본에서 이 이상 학생들에게 연락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대 선관위가 연락하는 것 자체가 그 학생들에겐 스트레스일 수 있으니 연락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이 일의 핵심은 두 명이냐, 네 명이냐가 아니라 <응답하라> 선본이 허위사실을 기재했다는 점이다. 징계는 그 사항에 대해 내렸다. 또한 <응답하라>선본에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라고 했을 때, <응답하라> 선본에서는 네 명을 모두 수정했다. 이제 와서 두 명은 허락을 받았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

 

 

Q) <응답하라> 선본은 이미 누적 경고가 3회였다. 그대로 탈락할 수 있었는데 선관위의 동의를 얻어 ‘징계유보’를 얻었다. 왜 ‘징계유보’를 내렸나?


A)선본이 요구하면 심의를 열 수 있다. 다만 그 요구에 단선관위 위원 3분의 2가 동의를 해야 징계를 유보할 수 있다. 사회대 선관위끼리만 찬반을 결정해도 되는 사안이었지만, <응답하라> 선본의 입장을 최대한 듣기 위해 선본장과 후보를 회의에 불렀다. 그 자리에서 두 명이 변론하기를, 공통적으로 투표율을 위해서라도 경선이 낫지 않겠느냐고 선관위원들을 설득했다. 그래서 찬성 7명, 반대 1표로 후보에게 기회를 한 번 더 드렸다.

 

 

Q) <응답하라>선본이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공고를 내지 않은 것이 사실인가.


A)후보자격박탈은 5일 밤이었다. 그래서 12월 6일 입장서와 함께 사회대 징계공고를 냈다. 징계공고에 어떤 징계를 받았고, 주의와 경고가 누적된 횟수를 적었다. 그리고 그 글 말미에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적었다. 그것이 공고라고 생각했다.


 

Q) 왜 <응답하라> 선본의 자보를 뗐나?

A)사회대 선관위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과반수가 참석한 회의에서 여러 사람의 의결을 거쳐 투표를 한다. 그런데 남솔비 선관위장만을 겨냥해 자보와 유인물 수백 장을 뿌리며 공격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 그래서 남솔비 선관위장의 이름이 들어간 자보는 떼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대신 학교에 요청했다. 차라리 ‘사회대 선관위’라고 표기했으면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Q)<응답하라> 측에서는 선관위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A) 남 위원장이 <두드림> 선본인 건 팩트지만, 선관위 결정은 독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 선관위장 개인의 이름만 거론하는 건 남솔비 선관위장이 <두드림>선본 출신이라 그런 것 같다. <두드림> 선본이라 비주류 학생들을 탄압한다고 프레이밍 하는 것이다. 


 도저히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사태라 입장을 표명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강의실에 들어가서 투표반대와 투표무산을 독려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고, 문제가 있다고 본다.


유권자들이 사실을 알고 정 아니다 싶으면 반대투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투표거부운동을 하는 건 유권자를 우롱하는 일이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자문을 구해 보니 공직선거법 237조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행위라고 했다. 또한 지금 하는 행동은 학교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수도 있는 행동이다. 지금 하는 발언과 행동에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살몬, 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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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공정성을 잃었다."

<강주미 '응답하라' 전 정후보가 12월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동일한 내용을 학교 게시판에 붙였다.>

 

 

12월 6일, <응답하라> 선본은 사회대 선관위의 후보 자격 박탈에 반발해 대자보를 붙였다. 현재 <응답하라> 선본은 사회대 선관위가 "특정 선본에 유리하게 선거를 운영"했다며 12월 투표에서 학생들이 반대투표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은 <응답하라> 선본 정후보였던 강주미 씨와 일문일답. 

 

 


Q) <응답하라> 선본의 입장서를 보면, “유세에 필요한 유세도구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은 상대선본인 ‘성신세대’의 준비” 라고 했다. 이게 어떤 의미인가?


A)후보등록이 끝난 후 열리는 룰미팅에서 벽보물에 대한 회의를 한다. 원래 벽보물의 사이즈와 종류 수는 룰미팅에서 합의하기로 했으나, 회의 전에 선관위장이 벽보물 크기는 A2, 종류는 1종으로 제한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작년 사회대 선거는 홍보 미흡으로 투표율이 낮아 연장투표까지 갔는데, 올해 그런 일이 없으려면 홍보가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벽보물 사이즈를 크게 하자고 이의를 제기했는데, <성신세대>에서 이미 자기들은 A2 크기, 1종류로 벽보물을 준비해뒀으니 합의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우리는 <성신세대>가 준비한 것에 맞췄다.

 

 

Q) 벽보물은 <응답하라> 측에서 합의를 안 해줘도 되는 것 아니었나? 왜 합의를 해줬나?

A)이미 <성신세대> 선본 측에서 인쇄를 다 해놨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를 다 해왔으니 여기에 합의를 봐달라는데 어떻게 합의를 안 보나. 합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Q)특정선본에게 유리하게 선거를 운영했다는 게 앞서 말했던 것 때문인가?

A)그 외에도 있다. 이동선전물을 많이 준비했다. 판넬 4개, 인물가면 4개, 훌라후프에 “응답하라”라는 말을 크게 적어서 선본원들이 뒤에 들고 있게 했다. 


 그런데 <성신세대> 측에서 이의제기를 했다. 우리가 너무 많은 이동선전물을 사용한다며 종류를 제한하자는 것이었다. 1~2개의 이동선전물을 사용하고 나머지 이동선전물은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우리가 그에 대해 합의를 할 수 없다고 하자, 사회대 선관위장이 ‘두 선본이 합의가 안 되면 다음 회의가 열릴 때까지 두 선본 다 이동선전물을 사용하지 말자’라고 이야기를 한 거다. 


 어느 쪽의 말을 들어도 손해지 않나. 합의를 보지 못하면 아예 사용하지 못하거나, 합의를 봐도 1~2개 종류만 사용하라고 하고. 그런데 그 상황에서 합의를 하지 않으면 아예 강의실에 들어갈 때 이동선전물 없이 들어가야 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합의를 보게 됐다. 최종적으로는 판넬 2개와 훌라후프 2개밖에 사용을 못하게 됐다. 


 <성신세대>나 선관위 측은 학우들에게 공약을 소개할 때 사용하려는 도구의 목적은 중요하지 않고, 본인들이 준비한 기준에 우리를 맞추려고 했다.

 


Q)포스트잇 사용과 관련해 경고를 받았다. 선거운동시간엔 포스트잇 사용이 가능했는데 부주의하게 운동 시간이 아닌 때에 포스트잇이 발견되어 경고를 받은 게 아닌가?


A) 선관위는 과정을 언급하지 않고 결론만 이야기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당선여부를 떠나 선관위의 태도는 정말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포스트잇을 1:1 학우 만남에서 사용해도 되냐고 물어보자, 선관위가 이의제기가 들어오면 다시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게시판에 포스트잇을 붙여 학우들과 피드백을 하고 싶다고 했으나 허가하지 않아 게시판에는 붙이지 않았다. 


 그래서 강의실에서 리플렛과 함께 포스트잇을 돌리며, 불편한 점이나 학생회에 요구하고 싶었던 점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선관위는 리플렛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으니, 2종 인쇄물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2차 리플렛을 사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인쇄되지 않고, 선본을 홍보하는 내용이 없는 포스트잇이 어떻게 2차 리플렛이 되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포스트잇을 1)2종 리플렛으로 간주 2)이동선전물로 간주 3)허가받지 않은 선전물로 간주할 것이라고 했다. 징계 3개는 과하니 징계 사유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하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항의했지만 선관위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무조건 징계 3개를 받아야 했다. 결국 허가받지 않은 선전물로 하겠다고 말하고, 포스트잇은 이동선전물로 간주해 2차 리플렛을 사용하라는 허락을 얻어냈다. 지금 선관위는 그 상황이 합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Q) 학보사와 인터뷰한 것 때문에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굳이 이게 아니더라도 이미 경고3회로 후보자격이 박탈당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A)후보자 부주의라는 명목으로 경고를 받아 경고 4회로 최종박탈을 당했다. 학보사와 인터뷰를 한 게 문제가 됐는데 인터뷰 내용을 보면 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거나 나를 소개하는 글, 후보자 결의를 했다는 발언은 전혀 없다. 대신 위안부 할머니를 돕자는 말과 평화를 사랑하자는 내용만 담겼다. 심지어 그 때는 후보자 결의 전이었다.


 선관위에서 주장하는 건 학보사와 인터뷰를 하기 전에 내가 세칙을 받아갔기 때문에 예비후보자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예비후보자로 간주했을 경우 인터뷰를 한 것은 후보자의 부주의이기 때문에 경고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징계를 준 거다. 


 그러나 세칙은 원래 구성원 모두에게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 그걸 따로 요청해야 볼 수 있는 게 오히려 비정상적인 거라고 생각한다. 또 후보자 결의를 하기 전에 세칙을 검토해야 결의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당연한 걸 가지고 ‘후보자의 부주의다’, ‘사전선거운동이 의심된다’ 라고 말하는 건 부당한 일이다. 


 또한 세칙엔 예비후보에 대한 규정이 없다. 세칙을 요청했다는 행동 하나만으로 규정에도 없는 예비후보를 판단한 건 비정상적인 일이다. <응답하라> 선본을 박탈하려고 일부러 의도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Q)지금 사회대 선관위가 어떻게 하길 바라나?


A)지금 선관위 측이 우리가 박탈당했다는 공고를 사회대 입장서에만 낸 상태다. 자체 공고를 따로 내진 않았다. 그래서 <응답하라>선본이 박탈당했다는 걸 모르고 있는 학우들도 많다. 이 상태에서 당장 9일부터 투표를 진행하면 <응답하라> 선본이 박탈당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투표소에 들어간 학우들이 혼란스럽지 않겠나. 단일 후보로 <성신세대>만 존재한다면. <응답하라> 선본이 박탈당했다는 공고를 확실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또 우리가 징계를 받은 이유 중에 허위사실 기재가 있었다. 리플렛에 4명의 사진이 작게 실려 있었다. 그 사람들이 이런 공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직접 말한 것처럼 말풍선 안에 적었다. 선관위는 이걸 허위사실이라고 한 거다. 2명은 말풍선 안에 공약을 우리가 임의로 기재한 게 맞지만, 다른 2명은 본인들이 직접 어떤 공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서 참고해 적었다. 네 명 모두 허위사실을 기재한 게 아니라 두 명만 그런 거다. 하지만 선관위는 마치 네 명 모두에 대해 허위사실을 기재한 것처럼 징계공고를 내렸다. 학우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으니 그 점을 명확하게 해명을 해줬으면 좋겠다.

 


Q) 입장서 말고 다른 건 요구하는 게 없나?
사실 이번 12월 선거는 공정성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공정하지 않은 선거가 진행되면 학우들을 위해서도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공정선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선관위가 꾸려지고 3월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반대표를 찍어달라고 학우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반대가 많아져서 3월에 재선거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Q) 3월에 재선거를 하게 되면 다시 출마할 건가?
A) 만약 3월 선거가 다른 선관위장·위원들로 구성돼서 공정하게 치러진다면, 다시 출마할 의사가 있다.

 

 

-살몬, 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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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출신 학생처장, 재판 위해 동료교수 명예훼손까지

 

 

 

인사권을 두고 총장-이사장 가처분 소송 진행 중
학생처장이 재판장에게 동료 교수 모함하는 사적 서신 보내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추정

 

학생처장인 문기탁 법학과 교수가 총장과 이사장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처분 소송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성신여대 내에서는 교직원 인사권이 실질적으로 누구에게 있는지를 두고 두 개의 가처분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성신여대 교원 규정에 따르면, 주요 보직의 임명은 총장이 이사장에게 후보를 제청하면, 이사장이 제청안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소송의 시작은 지난 8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심화진 총장은 부총장, 대학원장, 학장들의 임기가 끝나자 인사위원회를 열어 새 보직자 후보들을 연임 제청했다. 이 중 부총장, 사회대 학장, 인문대 학장을 연임제청했다. 그러자 김순옥 이사장은 연임 제청된 교수들의 임명을 거부하며 다른 교수를 제청할 것을 요구했다.

 

심 총장은 이사장의 거부에도 기존 제청안을 고집했다. 이후 이사장은 총장 제청 없이 다른 교수들을 부총장, 사회대 학장, 인문대 학장으로 임명했다. 이와 같은 이사장의 조치는 총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총장이 연임시키려 했던 교수들은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러자 심 총장은 자신이 내세운 세 교수를 직무 대리로 임명했다. 동시에 총장의 제청이 없는 이사장의 임명이 무효라며 법원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냈다. 이사장도 이에 맞대응해 총장이 임명한 직무대리는 무효하다며, 마찬가지로 가처분을 냈다. 현재 가처분에 대한 심리는 끝났으며 양측 다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봉수 교수가 동료 교수에게 보낸 메일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했다(현재는 삭제)>

 

 

이런 와중에 김봉수 법학과 교수는 12월 1일, 다른 교수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김교수는 문기탁 교수가 재판장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을 음해하는 허위사실을 흘렸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올린 글에 따르면 최근 교내에서 ‘김봉수 교수가 재판부에 전화를 해보니 이사장이 이긴다고 했다.’ 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문기탁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편지를 재판장에게 보냈다.

 

문 교수가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은 11월 29일, 재판장이 양측 소송 대리인을 불러 경고함으로써 알려졌다. 해당 재판부 재판장은 ’두 교수는 사법시험을 합격한 법조인 출신이고 학교에서 법을 가르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나는 재판장에게 전화한 적도 없고 아예 재판장과 배석판사들을 모른다. 학내에서 그런 소문이 도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다. 그런데 문 교수가 난데없이 그런 서신을 보내면 판사들이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겠나? 동료 교수이자 대학동기, 친구인 나를 음해하는 내용이라 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기탁 교수가 보낸 서류는 소송 서류가 아니다. 공식적인 서류가 아니라 사적으로 재판장에게 서면을 보낸 건데, 이건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서신이다. 내용과 관계없이 원래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라고 문 교수를 비판했다.

 

뒤이어 그는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서신은 총장 측의 승소를 위해 그렇게 서면을 보낸 건데, 총장 측이 이기기 위해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다.” 라고 말했다.

 

김봉수 교수는 만일 이 일이 총장이 직접 개입했다면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총장이 이 일과 무관하다면 문기탁 교수를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성신 퍼블리카>는 문 교수가 재판장에게 보냈다는 서신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문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다. 수차례 시도 끝에 연락이 닿았으나 문 교수는 전화를 끊었다.

 

 

 

-메미, 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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