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고>

 

나의 첫 성신 대동제

 

우리 학교 축제 얘기를 처음 듣자마자 재미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학교와 달리 술을 마실 수 없고, 여대라서 여자 밖에 없다는 것이 주 이유였다. 입학 후 과제에 시달리느라 다른 학교 축제도 구경하지 못해 우리 축제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있었고, 그래도 일단 겪어보고 실망하자는 마음으로 축제에 참가했다. 이 자리를 빌어 나의 첫 성신 대동제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써보고자 한다.

 

이번 축제가 완벽하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학교 지원 없이 학생들끼리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물이기에 당연히 미흡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음을 알지만, 그래도 이런 점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었다.

일단 축제 당일 날씨 상황이 아쉬웠다. 점을 쳐서 예보를 한다는 루머가 있을 정도로 기상청 예보는 많이 틀리는 편이지만, 그날만큼은 예보가 맞아떨어져 축제를 즐기기에는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었다. 성신관과 수정관 앞에 마련된 부스를 방문할 때마다 천막에서 빗물이 후두둑 떨어져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급격히 피로해졌다.

부스나 체험존이 운영되는 시간도 마음에 걸렸다. 정오에 시작해 일찍 판매를 종료하는 낮시간 부스가 대부분이라, 저녁에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이 즐기기엔 야시장 부스 수가 너무 적었다. 상대적으로 낮에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학생들에 비해 구경할 거리도 적었으며, 참여도 힘들었다. 반면 저녁에만 운영되는 부스나 체험존-예를 들어 귀신의 집-은 오전부터 축제를 둘러본 학생들이 저녁까지 기다리기에 중간 텀이 너무 긴 감이 있었다.


술이 없고 여대라서 재미없다는 인식과 앞서 말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숨어있는 장점들도 분명히 존재했다.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한다면 우리 학교만의 특색 있는 축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성신대동제는 천편일률적인 다른 학교 축제와는 확실히 달랐다. 손재주 있는 학우들이 플리마켓을 열어 직접 제작한 물건을 판매하는데, 딱히 뭔가 사지 않더라도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판매품의 종류와 수가 좀 더 늘어난다면, 플리마켓 하나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술을 판매하지 않는 게 단점일 수도 있지만, 과도한 음주로 인해 교내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들 -음주로 인한 폭행, 외부인 무단출입, 과 주점 운영을 위한 학생들 간의 갈등-이 사전에 차단돼 건전하고 깨끗한 축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느꼈다.

 

플리마켓을 제외하고도 기억에 남는 부스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생리대 기부 부스와 우리 학교 자랑 중 하나라는 학군단 상담 및 홍보 부스, 퍼스널 컬러 진단 부스를 꼽을 수 있겠다. 학교 축제에서 사회 기여나 독특하고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고, 보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부스들이 많아진다면 수정대동제만이 가진 특색으로 유명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교내 음주 금지와 여자 밖에 없어 재미가 없다는 선입견을 전복시켜 장점으로 승화하고, 다양한 콘텐츠 기획과 적극적인 홍보가 수반된다면 우리 학교 축제는 명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학교 축제에는 조금 더 장점이 살려진 성신 대동제를 즐기고 싶다.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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